[星菴 - 漢字 공부방]45. (칠전팔기)의 끈질긴 도전정신을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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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칠전팔기)의 끈질긴 도전정신을 발휘하였다.


45. 七顚八起 :
넘어질 전(顚)

-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으로
여러 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분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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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시간에 가끔 학생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낫살 먹고 어린 학생들에게 할 짓은 아니다.

그러다가 내가 당하기도 한다. 마음을 곱게 써야 한다.^^

어느 날 ‘칠전팔기(七顚八起)’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무심코 “한 번 넘어지면 한 번 일어나고, 두 번 넘어지면 두 번 일어나니 그럼 ‘칠전칠기(七顚七起)’라고 해야 맞지 않나? 왜 일곱 번 넘어졌는데 여덟 번 일어나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학생들은 당혹해하였다.

곧 내가 당혹해할 처지가 되었다.

깊이 생각하고 던진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七顚八起’는 일본에서 만든 성어이다.

중국에서는 쓰지 않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쓴다.

그런데 ‘顚’과 ‘起’를 ‘넘어지다’와 ‘일어나다’는 동작으로 풀이하면 도저히 논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1)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날 수는 없다.

2) ‘일곱 번째 넘어지고 여덟 번째는 일어난다’고 해도 말이 안 된다.

왜냐면 여덟 번째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여덟 번째 넘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3)<나무위키>를 보니 넘어지려면 먼저 서 있어야 하니<起-顚-起-顚....>으로 하면 ‘起’가 여덟 번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起’를 ‘도전’이라 했는데 오죽 답답하면 고민고민하다가 이런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 중국에 ‘칠전팔도(七顚八倒 :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넘어진다는 뜻으로 수없이 실패를 거듭함)’라는 성어가 있다.

13C 『주자어류(朱子語類)』에 실려 있으니 오래된 성어다.

일본에서 이것을 활용하여 ‘넘어지다’는 ‘倒’ 대신 ‘일어나다’는 ‘起’를 넣어 ‘칠전팔기’를 만든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아무튼 ‘七顚八起’는 ‘顚’과 ‘起’를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이어지는 행동으로는 풀이할 수 없다.

결국 ‘넘어지는 것(顚)’은 ‘실패’ / ‘일어나는 것(起)’은 ‘성공(興)’의 의미로 파악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즉 ‘일곱 번째까지 실패했지만 여덟 번째는 성공했다’로 계속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이를 악물고 재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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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파나마에서 홍수환 선수가 카라스키아 선수와 세계 타이틀 매치를 했는데,

2회에서 네 번이나 다운된 뒤 3회에 들어 극적인 KO승을 거두었다.

체념하고 있던 모든 국민이 그야말로 열광하였다. 환호성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다음 날 신문마다 ‘사전오기(四顚五起)의 신화’라고 극찬을 하였다.

그러나 홍선수는 4번 넘어지고 4번 일어났다. 5번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四顚四起의 신화’라고 할 수는 없다. ‘七顚八起’ 때문이다.<2020.5.13>


[알려드립니다]

오늘 저녁 9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합니다.

‘스승의 날’ 특집이라 해서 응했는데, ‘예능 프로’라 좀 당황했습니다.

대학교수가 한둘도 아닌데 제가 왜 출연자로 선정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그러이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당일 아침인데도 여전히 ‘걱정이 태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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