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星菴 - 漢字 공부방]41-②. 일본은 왜 美國을 (미국)이라 부..

   [星菴 - 漢字 공부방]

41-②. 일본은 왜 美國을 (미국)이라 부르나요?

41-②. 米國 : 
쌀 미(米), 나라 국(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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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米國’이라 쓰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따라 쓴다.

<동아일보>는 1920년 창간 때부터 1937년 폐간 때까지 ‘米國’이라 썼다가

해방 후 1945년 12월 1일 복간하면서 ‘美國’으로 쓰기 시작한다. 

<조선일보>와 <독립신문> 1920년도 기사에 ‘美國’이라 썼고,

조선총독부 기관지가 된 <매일신보> 광고란에 ‘미리견 양화행(美利堅 洋靴行 : 미국 구두 가게)’이 있는데 ‘美利堅’이라 쓴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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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썼건 ‘米’로 썼건 모두 ‘America’의 ‘me’를 음차(音借)한 것이다.
 
‘美國’이라 해서 누구도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고 

‘米國’이라 해서 누구도 쌀을 떠올리며 얕잡아 보지 않는다.

근간에 ‘美國’을 왜 ‘아름답다’는 ‘美’를 쓰느냐는 反美 성향의 논객이 있다.
 
그는 ‘美國’이란 명칭을 따르는 것은 親中이고, ‘米國’은 親日이니 

우리도 ‘me’를 우리 발음대로 ‘메’라 읽고 ‘미국’을 ‘메국’이라 부르자고 주장한다.

막대 사탕을 빨아 먹는 아이도 이런 소리는 하지 않는다. 

그러면 ‘中國’은 왜 ‘세계의 중심’이라는 ‘中’을 쓰느냐? 

우리에게 한 짓을 잊었는가? 

China를 우리 발음대로 읽어 ‘차이국’이라 하자.
 
日本이 왜 ‘태양이 처음 떠오르는 곳’이냐? 

우리에게 한 짓을 잊었는가? 

Japan을 우리 발음대로 읽어 ‘재국’이라고 부르자. 

무엇이 다른가? 
‘한식(寒食)에 죽으나 청명(淸明)에 죽으나’

못마땅하면 이름을 바꾸고 그러다 우호적이 되면 또 바꿀 것인가? 

‘美國’은 한자문화권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단순한 호칭에 불과하다. 

‘England’가 ‘英國’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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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 전에는 ‘米國’이라 했고, 
북한도 ‘米國’이라고 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모택동은 
1950년 6.25 전쟁 때부터 줄곧 6.25에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抗美援助)’라 했고,

1960년에 발발한 월남전에서도 ‘원월항미(援越抗美)’라 했으며, 

2019년 丹東에 ‘항미원조 기념관(抗美援助 紀念館)’을 개관한 것을 보면 

중국에서는 ‘米國’이라 쓴 적이 없다.


- 북한은 漢字를 쓰지 않으니 ‘美’니 ‘米’니 확인할 방법이 없다. 

북경에 있는 知人에게 확인을 부탁하자

“중국에서 출간한 <김일성 저작>을 포함한 모든 서적에 ‘美帝國主義’, ‘朝美對話’ 등 ‘美’를 쓴다”고 답을 주었다.

심지어 2020년 최근 자료(『朝鮮』 No796)에는 ‘美帝’가 아니라 아예 ‘美國’이라 썼다고 한다. 

급하기는 급한가 보다. 놀라운 변화이다. 


- 『조선말사전』 (과학원 언어문학연구소, 1960)에는 ‘미국’이라는 표제어는 없고, 

‘항미원조’는 ‘抗米援助’로 ‘米’를 썼다. 


- 『현대조선말사전』 (사회과학원, 1988)에는 ‘미국’, ‘미제’, ‘항미원조’라는 표제어도 없으며, 

‘미국풍’과 ‘미국흰나방’은 있으나 漢字 표기는 없다.


- 『조선문화어사전』 (과학원 언어학연구소, 1989)에는 ‘미국’과 ‘항미원조’라는 표제어는 없으며 ‘미제 : ≪미제국주의의 준말≫’라는 표제어는 있으나 漢字 표기는 없다.


- 『조선말대사전』 (사회과학출판사, 1992)에도 ‘미국’이라는 표제어는 없다.
 
다만, ‘미국풍(썩고 병든 미국식 생활양식의 풍조)’, ‘미국 흰나방’, ‘항미원조’ 등 풀이 끝에 [米國風], [米國 흰나방], [抗米援助]라 했다.


북한 사전에 '미국'이라는 표제어 자체가 없다는 것이 흥미롭다.

일부 북한 사전에서 ‘米’를 썼으나 전체적으로 통일된 표기 방식은 아닌 것으로 보아 대내용으로 일본에서 ‘米國’이라 얕잡아 부른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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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 국어사전에 ‘抗米援助’라 하였는데 
북한과 일본에서 쓰는 용어니, 

중국이 전쟁 당사국이고 모택동이 처음 썼던 대로 ‘抗美援助’로 바로잡아야 한다. 
‘歷史 用語’이기 때문이다.

또 ‘네이버’ 국어사전에 [米國 : 미국의 북한어]라 했는데 
북한에서 대외적으로 ‘美國’으로 쓰니 틀린 풀이다. 
[米國 : 미국의 북한어]가 아니라 [米國 : 미국의 일본어]로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

북한 사람은 늘 듣고 쓰는 한글 ‘미제’는 알아도, 漢字 ‘米國’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한에서조차 ‘철천지원쑤’인 ‘미국’을 ‘美國’이라 하는데, 

‘美’를 왜 쓰느냐고 시비를 거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20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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